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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거슬러 정의를 묻다

— 판사 이한영이 남긴 질문 드라마가 끝났는데도 마음이 끝나지 않는 순간이 있다.‘판사 이한영’이 그랬다. 마지막 장면이 흐른 뒤에도 화면은 꺼졌지만, 질문은 꺼지지 않았다. 정의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우리는 과연 얼마나 정의롭게 살아왔을까. 이한영이라는 인물은 처음부터 빛나는 영웅이 아니었다. 그는 타협했고, 계산했고, 때로는 침묵했다. 법복을 입고 있었지만 법보다 현실을 먼저 봤던 사람이었다. 그모습은 낯설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현실적이라서, 어쩌면 우리 자신의 모습 같았다. 우리는 늘 옳은 선택만 하며 살지 못한다. 때로는 살아남기 위해, 때로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때로는 그냥 피곤해서 옳음을 미룬다. 그런 그에게 주어진 기회가 있었다.과거로 돌아간다는 것.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과..

이 사랑, 통역 되나요

말이 닿지 않는 자리에서우리는 먼저 눈을 본다 발음이 서툴러문장이 자꾸 부서질 때마음은 어디에 기대어야 할까 넷플릭스의 화면 속서로 다른 언어를 가진 두 사람은사이마다조용히 통역을 세워 둔다 그러나사랑에도 통역사가 필요할까 “괜찮아”라는 말이정말 괜찮다는 뜻인지조금은 서운하다는 신호인지우리는 같은 언어로도자주 헤맨다 하물며다른 말, 다른 억양, 다른 문화라면 그럼에도당신은 천천히내 서툰 문장 끝을 기다려 주고 나는당신의 긴 침묵을의심 대신 숨 고르기로 배운다 번역되지 않는 단어들이공기 중에 떠다녀도 눈빛은자막 없이도 읽히고 손끝은사전 없이도 닿는다 사랑은완벽히 옮겨 적는 일이 아니라 몇 번이고 다시 묻는 일 “이 말, 이런 뜻이야?”“내 마음, 조금 전해졌어?” 그 서툰 확인 속에서우리는조금씩 같은 언어..

짧은시 2026.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