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시

이 사랑, 통역 되나요

따뜻한 글쟁이 2026. 2. 19. 12:49

 

말이 닿지 않는 자리에서

우리는 먼저 눈을 본다

 

발음이 서툴러

문장이 자꾸 부서질 때

마음은 어디에 기대어야 할까

 

넷플릭스의 화면 속

서로 다른 언어를 가진 두 사람은

사이마다

조용히 통역을 세워 둔다

 

그러나

사랑에도 통역사가 필요할까

 

“괜찮아”라는 말이

정말 괜찮다는 뜻인지

조금은 서운하다는 신호인지

우리는 같은 언어로도

자주 헤맨다

 

하물며

다른 말, 다른 억양, 다른 문화라면

 

그럼에도

당신은 천천히

내 서툰 문장 끝을 기다려 주고

 

나는

당신의 긴 침묵을

의심 대신 숨 고르기로 배운다

 

번역되지 않는 단어들이

공기 중에 떠다녀도

 

눈빛은

자막 없이도 읽히고

 

손끝은

사전 없이도 닿는다

 

사랑은

완벽히 옮겨 적는 일이 아니라

 

몇 번이고 다시 묻는 일

 

“이 말, 이런 뜻이야?”

“내 마음, 조금 전해졌어?”

 

그 서툰 확인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같은 언어가 되어 간다

 

그래서 오늘도 묻는다

 

이 사랑, 통역 되나요

 

아니

 

통역하려 애쓰는 마음은

지금

여기

통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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