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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이라는 소설의 주인공에게

가끔 내 인생을 한 편의 소설이라고 생각해 본다. 그렇다면 나는 이 소설의 주인공이면서동시에 가장 오래 지켜본 독자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나의 모든 순간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 기뻤던 순간도,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마음도,실수하고 후회했던 순간도결국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나 자신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다른 사람의 실수에는“그럴 수도 있지.”“사람이 어떻게 늘 완벽할 수 있겠어.”하면서 쉽게 이해하고 넘어가면서도, 정작 나 자신에게는왜 그렇게 엄격한지 모르겠다. 작은 실수 하나에도“왜 그랬을까?”“조금만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하면서 오래 마음에 담아두곤 한다. 이미 지나간 일인데도몇 번이고 다시 생각하며그때의 나를 탓하기도 한다. 작은 실패 하나를마치 내 삶 전체의 실패..

감성 노트 2026.09.23

나만의 계절을 걷기로 했다

예전에는나이를 먹는다는 것에 대해뚜렷하게 해놓은 것도 없고, 그저 숫자만 하나씩 늘어가는 것 같아괜히 마음만 조급해지곤 했다. 그런데 올해도 벌써 9월이다. 시간은 참 빠르게 흘러가지만이제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까 하는 생각보다는‘나만의 계절’을 걸어가기로 했다. 20대, 30대에는늘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면서 살았던 것 같다. 남들은 저만큼 가고 있는데나는 왜 이만큼밖에 못 왔을까…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느라정작 내 자신에게는집중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했던 시간도 많았다. 돌이켜보면그렇게 애쓴 시간들이조금은 안쓰럽기도 하다.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그런 비교가 얼마나 헛된 것인지조금씩 알게 되었다. 남의 삶을 바라보느라내 삶을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조금씩 나 자신에게 집중하려고 한다..

감성 노트 2026.09.23

가을이 오면, 그 사람이 생각난다

아침, 저녁으로가을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다가도라디오에서 익숙한 노래가 나오면그리운 사람이 생각이 나눈물이 흐르곤 한다. 정말 사람은 모르나 보다. 곁에 있을 때는그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미처 다 알지 못하다가, 떠나고 나서야그 빈자리가 이렇게 크게 느껴지는 걸 보면… 내 애타는 마음이그 사람에게 닿기를 바라는 마음은너무 큰 욕심일까… 근데… 난… 시간이 흐를수록그리움이 더 짙어지는 것 같다. 잊혀질 줄 알았는데오히려 더 생각나고,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문득문득더 보고 싶어진다. 가을이라 그런 걸까… 아니면마음 한구석에 아직도그 사람이 남아 있어서일까. 오늘도 노래를 듣다가괜히 눈물이 난다. 보고 싶다… 그 마음 하나가오늘따라 참 크게 다가온다.

짧은시 2026.09.22

요새 누가 두쫀쿠 먹나요

한동안 두쫀쿠 이야기를 참 많이 들었다. 두바이 초콜릿이 유행하고, 그 뒤를 이어 두쫀쿠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어디에서 판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사람들이 줄을 서고, 먹어본 사람들은 맛이 어떻다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음식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요새 누가 두쫀쿠 먹나요’라는 말이 괜히 재미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먹고 싶어 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다른 것을 찾아간다니. 참 빠르다. 사람들의 마음이 이렇게 빨리 움직인다는 게 조금 신기하기도 했다. 나도 그런 적이 있다. 어느 날부터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궁금해지고, 나도 한번 해보고 싶어진다. 꼭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인지도 모르면서 말이다. 그저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하니까 궁금한 것이다. ..

오늘의 한줄 2026.09.21

파도가 끝나는 곳에서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를 보고 바다는 늘 같은 모습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만그날의 바다는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잔잔한 날에는끝없이 평온해 보이지만, 바람이 거세지고 파도가 높아지면한 발짝 내딛는 것조차쉽지 않은 곳이 된다. 오늘 영화 를 보며나는 오래도록 바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문득우리의 인생도 바다와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음이 지나가고인생의 어느 지점에 도착했을 때, 사람들은 자연스럽게‘이제는 조금 쉬어도 되지 않을까’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이미 충분히 살아왔고,충분히 견뎌왔고,이제는 새로운 꿈을 꾸기보다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는 것이더 어울리는 나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이애드는다시 바다를 바라본다. 그리고 자신이 오래 품어온 꿈..

영화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를 보고

― 인생이라는 바다를 건너는 법 영화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를 보았다. 60대의 나이에 다시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한 여성의 도전.처음에는 단순히 ‘나이를 뛰어넘은 도전’에 관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뒤내 마음에 오래 남은 것은나이라는 숫자보다 포기하지 않는 마음,그리고 혼자서는 건너기 힘든 바다를함께 건너게 해주는 사람의 존재였다. 나이애드는 오랜 시간 꿈꾸었던 도전을 위해거친 바다에 몸을 던진다. 하지만 꿈을 향해 나아가는 길이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수없이 힘들고,실패하고,다시 일어나고,또 도전한다. 누군가는 이제 그만해도 된다고 생각할 나이에그녀는 오히려 다시 바다를 바라본다. 아마 꿈이라는 것은나이가 든다고 저절로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보다. 오히려 시간이 흐..

하늘을 바라보는 동안

가끔하늘을 바라본다. 하늘은바라볼 때마다 다르다. 아마도내 마음이 달라서일까. 어떤 날은환한 햇살로말없이 나를 비추어 주고, 어떤 날은먹구름을 드리운 채내 마음처럼 조용히 흐려 있다. 맑은 날의 하늘도흐린 날의 하늘도그저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답답했던 마음에조금씩 바람이 불어온다. 꽉 막혀 있던 숨이한 모금씩 트이고, 풀리지 않던 생각들도구름 사이를 지나듯조금씩 흘러간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일들,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는 걱정들. 그것들이당장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하늘을 오래 바라보고 있으면괜찮아질 수도 있겠다는작은 마음이 생긴다. 어쩌면 하늘은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서내게 가장 많은 말을 건네는지도 모르겠다. 흐린 날도 괜찮다고,구름 뒤에는 여전히푸른 하늘이 있다고. 오늘도 나는잠시 걸음을 멈추고하늘..

짧은시 2026.09.16

《일 포스티노》를 보고

편지에 없었던 한 줄의 안부 오늘 강의 시간에 영화 《일 포스티노》를 보았다. 영화를 보는 동안 마음에 오래 머무는 장면들이 참 많았다.시를 몰랐던 한 우편배달부가 시를 만나고,자신의 마음을 조금씩 들여다보게 되고,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법을 배워가는 과정도 참 따뜻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난 뒤이상하게도 내 마음에 가장 오래 남은 장면은아름다운 시를 읊던 장면도, 사랑을 이야기하던 장면도 아니었다. 오히려 아주 조용하고 짧은 장면 하나였다. 네루다가 떠난 뒤, 그의 비서가 짐을 가지러 돌아오는 장면. 그리고 그 편지 속에는마리오의 안부를 묻는 말이단 한 줄도 없었다. 나는 그 장면에서한동안 마음을 놓지 못했다. 마리오에게 네루다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처음 마리오는 그저 우편배달부였다. 섬에..

AI 시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글쓰기

― 시인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 오늘 도서관에 갔다가‘AI 시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글쓰기’라는 주제의 강의를 듣고 왔다. 요즘은 AI가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음악도 만들어내는 시대다.몇 마디의 문장만 입력해도 제법 그럴듯한 결과물이 만들어진다. 그런 시대에‘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글쓰기’라는 제목은조금 특별하게 마음에 들어왔다. 무엇이 인간만의 글쓰기일까. 잘 쓴 문장일까.어려운 단어를 많이 아는 것일까.아니면 남들이 감탄할 만큼 멋진 표현을 만들어내는 것일까. 오늘 강의를 들으며 나는그 답이 어쩌면 ‘바라보는 마음’에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강의를 해주신 분은 아동문학을 쓰시는 작가님이라 그런지자연을 바라보며 쓴 시와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셨다. 자연은 한 권의 책과 같..

감성 노트 2026.09.14

제우스의 법 앞에서

아주 오래전, 하늘과 땅 사이에 아직 법이라는 이름의 문장이 없던 시절이 있었다. 사람들은 힘이 센 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고, 약한 자의 눈물은 바람처럼 흩어졌다. 누군가의 힘이 곧 질서가 되고, 누군가의 분노가 곧 심판이 되던 때였다. 그래서 인간은 법을 만들었을 것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정하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긋고, 힘이 힘만으로 세상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그리스 신화 속 제우스는 하늘의 신이자 신들의 왕이었다. 그의 손에는 번개가 들려 있었고, 그의 말에는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있었다. 질서와 정의를 지키는 존재로 여겨졌던 제우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의 이야기를 떠올리면 한 가지 질문이 마음에 남는다. 힘을 가진 자가 만든 법은 정말 모두에게 공평한 것일까. 법은 누구에..

오늘의 한줄 2026.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