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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지친 날에는 붓꽃을 바라보자

어떤 꽃은 아름다워서 오래 바라보게 되고,어떤 꽃은 슬퍼 보여서 오래 바라보게 된다. 고흐의 붓꽃은 내게 두 번째 보랏빛 꽃잎 사이로 초록의 가느다란 잎들이 솟아 있다. 꽃들은 제각기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누군가는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누군가는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살짝 기울어져 있다. 나는 그 꽃들을 바라보다가 문득 사람을 생각한다. 우리도 저렇게 제각각의 방향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누군가는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고, 누군가는 잠시 멈춰 서고, 또 누군가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마음을 안고 조용히 고개를 숙인다. 그렇다고 해서 어느 꽃이 덜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고흐가 붓꽃을 그린 곳은 화려한 정원이 아니었다. 그가 머물던 생레미의 병원 정원이었다. 그곳에서 고흐는 자신의 마음과 ..

감성 노트 19:01:06

보랏빛 붓꽃이 피는 동안, 마음도 조금씩 살아났다

빈센트 반 고흐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해바라기가 생각난다.노랗게 타오르는 꽃송이와 거칠고 힘찬 붓질, 마치 태양을 온몸으로 끌어안으려는 듯한 그림. 그런데 어느 날, 그의 이름 뒤에 숨어 있던 또 하나의 꽃을 만났다.붓꽃이었다. 고흐가 그린 붓꽃은 해바라기처럼 눈부시게 타오르지 않는다.보랏빛 꽃잎은 어딘가 조용하고, 가늘게 뻗은 줄기들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흔들린다. 한 송이는 위를 향하고, 다른 꽃들은 폭포처럼 아래로 흘러내린다. 그 모습을 한참 바라보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사람의 마음을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마음도 늘 한 방향으로만 자라지는 않으니까. 어떤 날에는 하늘을 향해 힘껏 뻗어나가다가도, 어떤 날에는 힘없이 아래로 고개를 숙인다. 곧게 서고 싶은 마음과 주저앉고 싶은 마음이 한 사람 ..

감성 노트 2026.09.07

꽃들에게 희망을

얼마 전 다시 펼쳐본 책,『꽃들에게 희망을』. 처음 이 책을 만났을 때와 지금 다시 읽었을 때의 마음은 조금 달랐다. 어릴 때는 그저 한 편의 동화처럼 읽었던 이야기가시간이 지나 다시 보니우리의 삶을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 애벌레들은 저마다 위를 향해 올라간다. 수많은 애벌레들이 한곳에 모여서로 밀치고 밟고 올라서며더 높은 곳으로 가려고 애쓴다. 왜 올라가야 하는지도 모른 채다른 애벌레들이 올라가고 있으니나도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도 비슷하게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남들이 좋은 것이라고 하면 나도 갖고 싶고,누군가 앞서가면 나도 뒤처지지 않으려고 애쓰고,남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에 맞춰내 삶을 바라보기도 한다. 더 많이 가져야 하고,더 잘해야 하고,더 앞서가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책과 나 2026.09.07

어린이도서관에서 만난 오래된 기억

오후에 도서관에 다녀왔다. 나는 가끔 어린이도서관에도 간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다.어린이도서관이니 어린아이들이 많은 것이 당연한데도, 그 사이에 앉아 책을 보고 있으면 괜히 내가 자리를 잘못 찾아온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데 몇 번 다니다 보니그런 어색함도 어느새 사라졌다. 이제는 제법 자연스럽게 들어가아이들 사이에서 책장을 천천히 둘러보고,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 한참 읽다가 나오곤 한다. 생각해 보면 책을 읽는 데 나이가 무슨 상관일까.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어디에서든 책장을 펼치면 그만일 테니까. 어린이도서관에 갈 때마다나는 가끔씩 놀란다. 우리 어린 시절과는 참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요즘에는 초등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월간지도 나오고,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책도 정말 많다..

감성 노트 2026.09.06

꽃들에게 희망을

가끔 오래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펼쳐볼 때가 있다. 같은 문장을 읽고 있는데도그때와 지금의 마음은 참 다르다. 아마 책이 변한 것이 아니라그 책을 바라보는 내가 조금 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얼마 전 다시 펼쳐든트리나 폴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도 그랬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그저 애벌레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만난 애벌레들은어쩐지 낯설지 않았다. 그들의 모습 속에서내가 보였고,우리의 삶이 보였다. 수많은 애벌레들이어딘가를 향해 올라가고 있다. 서로를 밀치고 밟으며더 높은 곳으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 왜 올라가는지어디에 도착하려는 것인지도 잘 모른 채그저 모두가 올라가고 있으니나도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모습이 이상하게 마음에 오래 남는다. 우리도 때때로 ..

책과 나 2026.09.05

황금티켓을 기다리는 동안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이런 순간이 있다. ‘조금만 더 좋은 기회가 오면 내 인생도 달라질 텐데.’ 지금보다 나은 직장, 조금 더 넉넉한 월급, 마음에 꼭 맞는 사람, 오래 바라왔던 어떤 일. 그것을 얻는 순간 지금까지의 답답한 삶이 한꺼번에 풀릴 것처럼 느껴진다. 마치 어딘가에 나의 인생을 단숨에 바꾸어줄 황금티켓 한 장이 숨겨져 있는 것처럼. 요즘 흔히 말하는 ‘황금티켓 증후군’은 어쩌면 그런 마음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더 좋은 기회가 나타날 때까지 현재의 선택을 미루고, 결정적인 한 방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황금티켓을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마음은 더 불안해진다. 누군가는 좋은 회사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전하고, 누군가는 집을 사고, 누군가는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 휴대전화..

감성 노트 2026.09.05

황금티켓을 기다리는 동안

살다 보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한다. ‘내 인생에도 결정적인 기회가 한 번쯤은 오지 않을까.’ 그 기회만 잡으면 모든 것이 달라질 것 같다.좋은 직장을 얻고, 돈을 많이 벌고, 마음에 꼭 맞는 사람을 만나고, 오래 바라던 일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기회. 마치 영화 속 주인공에게 어느 날 갑자기 행운의 티켓이 도착하는 것처럼 말이다. 사람들은 그것을 ‘황금티켓’이라고 부르기도 한다.평범한 삶을 단숨에 바꾸어줄 특별한 기회. 누구에게나 한 번쯤 찾아올 것 같은, 그러나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행운의 티켓.문제는 그 티켓을 기다리는 동안 우리의 삶이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조금 더 좋은 기회가 있을 것 같아 지금의 선택을 미루고, 더 나은 조건을 기다리느라 눈앞의 기회를 지나치기도 한다. ..

오늘의 한줄 2026.09.05

우리는 왜 다시 무당에게 미래를 묻는가

요즘 텔레비전을 켜면 이상할 만큼 자주 마주치는 사람들이 있다.무속인이다. 누군가는 조용히 타로 카드를 펼치고, 누군가는 사주를 들여다보고, 또 누군가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이야기한다. 한때는 어둡고 신비로운 공간에서나 만날 것 같았던 사람들이 이제는 환한 스튜디오 한가운데 앉아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무속은 어느새 예능이 되었고, 신점은 콘텐츠가 되었다. 나는 가끔 텔레비전 속 무속인을 바라보다가 이런 생각을 한다. 우리는 왜 이렇게 자주 미래를 묻고 있는 걸까. 사람은 오래전부터 미래를 궁금해했다.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꿈을 해석하고, 점괘를 펼치며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알고 싶어 했다. 하지만 요즘의 미래는 유난히 무겁다. 열심히 살아도 내일을 장담할 수 없고, 오래 준비한 계획이 한순간에 흔..

감성 노트 2026.09.03

왜 우리는 다시 무당에게 미래를 묻는가

요즘 텔레비전을 켜면 낯선 풍경을 마주할 때가 있다.무속인이 화면 한가운데 앉아 누군가의 사주를 들여다보고, 타로 카드를 펼치고, 때로는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와 이야기를 나눈다. 예전 같으면 조금은 신비롭고 낯설게 느꼈을 장면인데, 이제는 예능의 한 장면처럼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왜 이렇게 무속인이 많이 방송에 등장하는 걸까. 사람들이 갑자기 미신을 더 믿게 된 것일까. 아니면 방송이 그저 자극적인 소재를 찾아 헤매다 무속이라는 새로운 먹잇감을 발견한 것일까.어쩌면 그 둘 사이 어딘가에 답이 있을 것이다. 사람은 미래를 알 수 없을 때 불안해진다.내일 어떤 일이 생길지, 내가 내린 선택이 옳은지, 지금 만나는 사람이 내 인연인지, 앞으로의 삶이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세상이 빠르게..

오늘의 한줄 2026.09.02

8월의 마지막 날, 비와 함께 돌아본 시간

8월의 마지막 날을 보내고 있다. 오늘은 예전부터 알고 지낸 동생들을 만나기로 했었다.자주 연락하며 지내는 사이는 아니지만, 만나면 늘 편안하다.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하지 않고, 얼굴을 마주하면 자연스럽게 웃게 되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과의 만남은 참 좋은 것 같다.자주 만나지 않아도 마음 한편에 서로의 자리가 남아 있는 사람들. 그런데 오늘은 비가 내리는 바람에 아쉽게도 만남을 다음으로 미루었다. 약속이 미뤄지고 나니 오히려 조금 천천히 하루를 바라보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8월의 마지막 날이다. 유난히 길게 느껴졌던 여름도 이제 끝을 향해 가고 있다.내일이면 달력이 한 장 넘어가고 9월이 시작된다. 시간은 참 묘하다. 분명 하루하루는 천천히 지나가는 것 같은데,한 달을 돌아보면 어느새 마지막..

감성 노트 2026.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