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속에는 보이지 않는 단어들의 서랍이 하나씩 숨어 있는 것 같다. 기분 좋은 날에는 평소보다 환한 단어들이 먼저 나온다. ‘좋다’, ‘행복하다’, ‘고맙다’, ‘참 예쁘다’ 같은 말들. 별것 아닌 풍경도 괜히 좋아 보이고, 평소에는 무심히 지나쳤던 하늘도 한참 바라보게 된다. 누군가 건넨 짧은 인사에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작은 일 하나에도 감사하다는 말을 하게 된다. 그런데 마음이 지친 날에는 같은 세상을 바라보면서도 전혀 다른 단어를 꺼내게 된다. ‘힘들다’, ‘외롭다’, ‘막막하다’, ‘왜 이럴까.’ 어제와 똑같은 하늘인데도 쓸쓸해 보이고, 늘 걷던 길인데도 유난히 멀게 느껴진다. 생각해 보면 참 신기한 일이다. 세상이 달라진 것은 아닌데, 내 마음속에서 꺼내는 단어 하나가 세상의 표정을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