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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보다 오래 남는 것, 함께한 사람들의 온기

같은 음식을 먹어도 누구와 함께했느냐에 따라 그 맛은 조금씩 달라진다. 어떤 음식은 유난히 맛있어서 기억에 남고, 어떤 음식은 그날 함께했던 사람들 때문에 오래도록 마음속에 머문다. 입안에 퍼졌던 음식의 풍미는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지지만, 식탁 위를 가득 채웠던 웃음소리와 다정한 대화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별것 아닌 이야기에도 함께 웃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때로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 주었던 순간들. 어쩌면 우리가 오래도록 그리워하는 것은 음식의 맛보다 그때의 따뜻한 마음인지도 모른다. 누군가와 마주 앉아 밥을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일만은 아니다. 서로의 하루를 나누고,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꺼내 놓으며,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나마 서로에게 온전히 머물러 주는 시간이다. ..

— 나태주 『꽃을 보듯 너를 본다』를 읽고

오늘은 나를 꽃처럼 바라보기로 했다 살다 보면 내가 참 초라하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잘한 것보다 못한 것이 먼저 떠오르고,다른 사람의 빛나는 모습과 나의 평범한 하루를 비교하게 되는 날. ‘나는 왜 이것밖에 안 될까.’ 그런 생각이 마음 한구석에 조용히 내려앉으면아무리 괜찮은 척해도 마음은 금세 작아진다. 그럴 때 나태주 시인의 『꽃을 보듯 너를 본다』를 펼쳐본다. 제목부터 참 따뜻하다. 꽃을 보듯 너를 본다는 것. 꽃은 서두르지 않는다.누군가와 자신을 비교하지도 않는다.그저 자기 자리에서 피어나고,때가 되면 조용히 지고,또 다른 계절을 기다린다. 그런 꽃을 바라보듯 사람을 바라본다면우리는 서로에게 조금 더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사람을 너무 빨리 판단하며 살아간다. 겉모습을 보고,..

책과 나 2026.10.07

상처를 계속 생각한다고 해서 과거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미 지나간 일이고 되돌릴 수도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때때로 그 시간 속으로 다시 돌아간다. 왜 그런 일이 있었을까.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나는 왜 그렇게밖에 하지 못했을까. 마음속에서 같은 장면을 몇 번이고 되풀이한다. 그러다 보면 오래전에 끝난 일이 어느새 오늘의 일이 되어 있다. 그때 느꼈던 서운함도, 분노도, 아픔도 다시 생생해진다. 그래서 마음이 힘들 때는 생각을 멈추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다.‘이제 그만 생각하자.’‘다 지나간 일이야.’ 몇 번이나 다짐해도 어느 순간 다시 떠오른다. 사람의 마음이란 마음먹은 대로 움직여 주는 것이 아니니까. 잊고 싶다고 금세 잊을 수도 없고, 괜찮아지고 싶다고 하루아침에 아무렇지 않아질 수도 없다. 어쩌면 중요한 것은 생..

감성 노트 2026.10.06

오늘도 내 마음의 편이 되어주기로 했다

우울하고 힘든 날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왜 이렇게 마음이 약할까.’ 별일 아닌 것에도 마음이 무너지고, 지나간 일들이 자꾸 떠오르고,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며 밤을 지새우기도 한다. 마음이 지칠수록 세상은 더 무겁게 느껴진다. 박상미 작가님의 강의를 들으며 마음에도 근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몸의 근육을 하루아침에 만들 수 없듯이 마음의 근육 역시 조금씩 단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마음을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내 마음속 어린아이를 만나보는 일 우리는 어릴 때부터 감정을 참는 법을 먼저 배웠는지도 모른다. 울면 안 된다고 했고, 화를 내면 안 된다고 했으며, 힘들어도 괜찮은 척해야 할 때가 많았다. 그렇게 표현하지 못한 감정들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

소소한 행복들 2026.10.05

모든 꽃에는 저마다의 계절이 있다

같은 햇빛을 받고 자라는데도모든 꽃이 같은 날 피지는 않는다. 어떤 꽃은 봄이 오기도 전에서둘러 고개를 내밀고,어떤 꽃은 따스한 햇살이 충분히 머무는한여름이 되어서야 조심스럽게 꽃잎을 연다. 그렇다고 우리는 늦게 피어난 꽃에게왜 이제야 피었느냐고 묻지 않는다. 조금 늦게 피었다고 해서그 꽃이 덜 아름다운 것도 아니고,남들보다 오래 기다렸다고 해서그 시간이 잘못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저 어느 날 문득 피어난 꽃을 바라보며'참 예쁘다' 하고 미소 지을 뿐이다. 자연은 참 묘하다. 누구는 먼저 피고누구는 한참을 기다린다. 누구는 봄에 자신의 계절을 만나고,누구는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가까워질 무렵에야비로소 자신에게 맞는 계절을 만난다. 그런데 사람의 삶에서는이 당연한 사실을 자꾸 잊어버린다. 남들..

감성 노트 2026.10.04

답을 알지 못해도 우리는 살아간다

살다 보면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찾을 수 없는 일들이 있다.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생겼는지 알 수 없는 날이 있고, 최선을 다했는데도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다. 붙잡고 싶어도 보내야 하는 사람이 생기고,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선뜻 결정하지 못한 채 같은 자리에서 오래 맴돌기도 한다. 어떤 질문은 며칠이면 답을 찾지만, 어떤 질문은 몇 년이 지나도 그대로 남아 있다. 어쩌면 평생 답을 알지 못한 채 살아가야 하는 질문도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그런 질문들을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답을 알아야 마음이 편해지고, 이유를 이해해야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살아갈수록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모르는 것은 모르는 채로 두어도 하루는 온다. 밤새 고민했어도 아침이 되..

감성 노트 2026.10.03

수많은 사람 중, 우리가 만난 인연

인생을 살면서 아무리 많은 사람을 만난다고 해도우리가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전 세계 80억 인구 중 아주 작은 일부일 뿐이다. 생각해 보면 참 신기한 일이다.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에서우리가 우연히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고,때로는 웃고, 때로는 마음을 나누며 살아간다는 것. 그렇게 생각하고 나면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매일 만나 익숙해진 사람도 있고,오랜 시간을 함께한 사람도 있고,잠깐 스쳐 지나갔지만 이상하게 마음에 오래 남는 사람도 있다. 어쩌면 그 모든 만남에는우리가 알지 못하는 인연의 이유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인연이 없다면 우리는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마음이 잘 맞는 만남도 인연이고,때로는 서로의 마음이 부딪히는 만남도 인연이다. 생각이 달라서 마음이 어긋나기도 ..

감성 노트 2026.10.01

오래 간직하는 시간

하루의 길이는 오래 지나가도늘 바쁘게만 흘러가지는 않더라. 낯선 골목을 걷다가문득 마주한 저녁빛, 처음 읽은 낯선 문장,뜻밖에 나눈 대화 한 줄기. 그 모든 순간들이어느새 내 마음 한켠에깊이 자리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수많은 시간이 흘러도그 시간을 얼마나 오래 간직하느냐와 그 시간을 얼마나 깊이 살아내느냐는전혀 다른 이야기니까. 오늘도 그냥 지나쳐버릴 수 있는 하루 속에서나는 무엇을 보았고,무엇을 마음에 담았을까. 시간은 흘러가지만마음에 남은 순간은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

짧은시 2026.09.28

평범한 하루가 시가 되는 순간

영화 《패터슨》을 보고 두 번째로 본 영화는 《패터슨》이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주인공 패터슨이 시를 쓰는 모습이었다. 처음에는 영화 속에서 시를 쓰는 장면이 나올 때조금 어렵게 느껴지기도 했다. 시라고 하면 왠지 특별한 이야기가 있어야 하고,남들이 쉽게 생각하지 못하는 깊은 생각을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패터슨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 조금 달랐다. 그는 거창한 이야기를 찾아 시를 쓰지 않는다. 자신의 일상에서 만나는 것들을 바라보고그 안에서 느낀 감정을 조용히 적어 내려간다. 사랑하는 아내를 바라보며 떠오르는 생각,매일 걸어가는 길,눈앞에 있는 평범한 사물들. 우리가 너무 익숙해서그냥 지나쳐버리는 것들이패터슨에게는 시가 된다. 그 모습을 보면서나도 조금씩 생각이 달라졌다. ‘시라는 ..

마음이 머무는 곳

사람마다 마음이 잠시 머물다 가는 고요한 장소가 있는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오래전부터 익숙한 카페의 조용한 구석 자리일 테고,또 누군가에게는 책들이 빼곡하게 꽂혀 있는 도서관의 작은 책상일 것이다.햇살이 유난히 부드러운 날에는 집 안의 작은 창가가 마음의 자리가 되기도 한다. 그곳에서는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 않아도 괜찮다. 누군가를 만나지 않아도 되고,무언가 대단한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그저 잠시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오히려 가장 많은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자꾸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오늘도 잘 해냈다는 증거를 남겨야 하고,조금이라도 더 앞으로 나아..

감성 노트 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