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끝자락은 아직 겨울이다.바람은 차고, 옷깃은 여전히 여며야 하지만어딘가 봄이 준비되고 있다는 느낌이 공기 속에 섞여 있다. 그런 날, 나는 작은 초록 견과 하나를 손에 올린다.딱, 하고 껍질이 벌어지는 소리.사소하지만 분명한 시작의 소리다. 세계 피스타치오의 날은거창한 축제는 아니다.불꽃놀이도, 퍼레이드도 없다.그저 우리가 자주 무심히 집어 먹던 작은 열매를한 번쯤 가만히 바라보는 날이다. 피스타치오는 참 묘한 견과다.단단한 껍질 속에 숨겨진 연둣빛 속살은마치 겨울 속에 숨어 있는 봄 같다.겉은 거칠고 투박하지만,안을 열면 부드럽고 고소한 향이 번진다. 우리는 종종 껍질만 보고 판단한다.사람도, 계절도, 하루의 기분도.그러나 피스타치오는 말없이 가르쳐 준다.조금의 수고를 들여야비로소 맛볼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