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시

빛을 고르는 일

따뜻한 글쟁이 2026. 1. 27. 11:12

 

국제 청정 에너지의 날에

 

아침의 불은

생각 없이 켜지고

밤의 불은

당연하다는 얼굴을 하고 남아 있다

 

우리는 늘

밝아지는 것에 익숙해져서

그 빛이 어디서 왔는지

묻지 않는 법을 배웠다

 

석탄의 검은 숨

바다를 건너온 바람의 피로

누군가의 내일을 태워

오늘을 환하게 밝히는 방식

 

국제 청정 에너지의 날은

축하보다

잠깐의 침묵에 가깝다

 

태양은 이미

수천 번의 아침을

무상으로 건네고 있었고

 

바람은 늘

돌아갈 길을 알고 있었다

 

우리가 하지 않은 건

믿는 일이었다

 

더 빠른 힘이 아니라

더 오래 남을 빛을

선택하는 일

 

오늘의 전기는

내일의 공기가 되고

지금의 편리는

다음 계절의 얼굴이 된다

 

그래서 나는

스위치를 누르기 전에

잠깐 멈춘다

 

이 빛이

누군가의 여름을

덜 뜨겁게 할 수 있기를

 

이 선택이

미래에게

부끄럽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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