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시

《사람이 남는다》

따뜻한 글쟁이 2026. 1. 18. 11:35

 

시대는

조용히 등을 떠민다

앞으로 갈 것인지

머무를 것인지를

 

영웅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결정되는 것이다

망설임 끝에서

 

계산은

손에 쥔 숫자를 늘리지만

신뢰는

함께 견딘 시간을 남긴다

 

전쟁에서 이기는 일보다

사람을 잃지 않는 일이

더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 늦게 배운다

 

의리는

큰 소리로 외치는 말이 아니라

같은 선택을

끝까지 반복하는 태도

 

너무 많은 생각은

발걸음을 묶고

지나친 조심은

용기를 잠들게 한다

 

패배는

다시 시작할 수 있지만

배신은

마음을 폐허로 만든다

 

큰 뜻은

혼자 완성되지 않는다

곁에 서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눈이 필요하다

 

빠른 승리는

박수 속에서 태어나

더 큰 패배를

조용히 불러온다

 

지혜는

상황을 읽고

용기는

그 결과를 끌어안는다

 

사람을 버린 전략은

잠시 빛나지만

끝내

사람에게서 외면당한다

 

말하지 않음으로

설득하는 순간이 있다

침묵은

가장 오래 남는 언어

 

의심은

나를 지키는 방패가 아니라

관계를 가르는

금이 된다

 

리더는

앞에 서 있지만

외로움은

늘 혼자 감당한다

 

모든 계책이 사라진 뒤에도

끝내 남는 것은

사람

그리고 기억

 

그래서

삼국지는

전쟁의 기록이 아니라

흔들리며 선택했던

인간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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