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시

시간을 넘어서

따뜻한 글쟁이 2025. 12. 21. 22:51

 

조명이 켜지자

시간은 의자를 접고

무대 위에 앉았다

 

과거는 노래가 되었고

현재는 숨이 되었으며

미래는 아직 부르지 않은 후렴처럼

가슴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모두

되돌릴 수 없는 장면 앞에 서 있는 배우

말하지 못한 한 문장 때문에

인생의 박자를 놓친 사람들

 

그들의 목소리가 떨릴 때

내 기억도 함께 흔들렸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이름 하나가

조명 아래 다시 살아났다

 

시간을 넘을 수 있다면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하지만 무대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대신 이렇게 속삭였다

 

지금의 너를

조금 더 늦지 않게

조금 더 솔직하게

사랑하라고

 

막이 내릴 즈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는데

모든 것이 달라진 것 같았다

 

과거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지만

나는 그것을

조금 다른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시간을 넘지 않았다

다만

시간과 나란히

걸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