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이 켜지자
시간은 의자를 접고
무대 위에 앉았다
과거는 노래가 되었고
현재는 숨이 되었으며
미래는 아직 부르지 않은 후렴처럼
가슴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모두
되돌릴 수 없는 장면 앞에 서 있는 배우
말하지 못한 한 문장 때문에
인생의 박자를 놓친 사람들
그들의 목소리가 떨릴 때
내 기억도 함께 흔들렸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이름 하나가
조명 아래 다시 살아났다
시간을 넘을 수 있다면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하지만 무대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대신 이렇게 속삭였다
지금의 너를
조금 더 늦지 않게
조금 더 솔직하게
사랑하라고
막이 내릴 즈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는데
모든 것이 달라진 것 같았다
과거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지만
나는 그것을
조금 다른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시간을 넘지 않았다
다만
시간과 나란히
걸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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