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시

「어우동, 금지된 꽃의 박동」

따뜻한 글쟁이 2025. 11. 30. 10:55

 

밤은 길고

숨은 짧고

그녀의 이름은

어우동—

 

금빛 비녀가 반짝이면

사랑은 금지되고

웃음 하나 피어올라도

세상은 손가락질했다

 

아름다우면 죄였다

살아 있으면 더 죄였다

욕망을 품는 순간

그녀는 벌써 심판대 위

 

하지만—

사랑이란 게

그렇게 사라질 수 있는가

가슴이 뛰는 걸

어찌 멈출 수 있는가

 

그녀는 말했다

심장으로

눈빛으로

조용한 몸짓으로

 

“나는 살아 있다”

“나는 사랑하고 싶다”

“나는 누군가의 그림자가 아니다”

 

그러나 세상은 들지 않았다

남성의 욕망엔

면죄부를 내리면서

여성의 욕망엔

돌을 던지는 세상

 

돌·이·던·진·다

탁—

 

그 소리마다

한 시대의 잔혹함이

퍼져 나갔다

 

꽃잎은 찢기고

숨결은 끊기고

어우동의 이름만 남아

밤하늘에 뜨거웠다

 

이제 나는 묻는다

 

누가 그녀를 죄라 했는가

누가 그녀를 바람이라 욕했는가

누가 그녀에게 돌을 던졌는가

 

그리고 지금,

그 돌을 쥐고 있는 손은

혹시

내 손은 아닌가

 

어우동—

금지된 꽃이었으나

결국

자유의 박동으로 남았다

 

조선이 막아도

사람이 숨겨도

그녀의 심장은 말한다

 

“사랑은 죄가 아니다”

“나는 나로 살고 싶었다”

 

그 리듬이

오늘의 우리 가슴에도

툭—

툭—

살아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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