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시

🌿 올리브나무 앞에서

따뜻한 글쟁이 2025. 11. 26. 20:22

 

바람이 잎을 스칠 때

은빛이 번져 나를 감싸왔다.

 

전쟁의 뒤끝에서

처음으로 피어오르던 평화처럼,

누군가 조심스레 건네던

올리브 가지 한 줄기처럼.

 

나는 한 그루의 나무 앞에서

오래 묵은 마음을 내려놓는다.

수천 년을 버텨온 만큼

이 나무는 서두르지 않는다.

 

빛을 품기까지

열매가 오랜 시간을 견디듯,

우리의 평화도 그렇게

조금씩 익어가는 것일까.

 

손바닥에 내려앉은

올리브 잎 하나가 말한다.

“평화는 멀리 있지 않다.

 

네가 잠시 멈춘 그 자리,

그 고요 속에서도 자란다.”

 

오늘,

나는 내 안의 작은 가지를 꺼내

누군가의 마음 앞에 놓아본다.

 

 

 

'짧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마크 트웨인의 날  (0) 2025.12.01
「어우동, 금지된 꽃의 박동」  (3) 2025.11.30
환희의 선율  (3) 2025.11.22
압화  (0) 2025.11.21
도서관으로 가는 길에서  (0) 2025.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