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노트

여수는 다음에, 마음은 지금부터

따뜻한 글쟁이 2025. 11. 7. 01:38

 

이번 달에 모임 사람들과 여수 여행을 가기로 했었는데,

갑자기 변수가 생겼다.

 

함께 가기로 했던 동생의 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지셨다는 소식을 들은 것.

 

동생은 본인만 빠지고 우리끼리 다녀오라고 했지만,

왠지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결국 “그럼 다음에 다 같이 가자!” 하고 여행을 미루기로 했다.

 

사실 나는 동생의 마음이 너무 이해됐다.

예전에 내가 아파서 여행을 못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미안함이 참 오래 남아 있었다.

 

“내가 아니어도 잘 다녀오면 좋겠다” 하는 마음과

“그래도 나 없이 가면… 서운할 수도 있겠지?”

하는 마음이 동시에 생기는,

참 묘~한 감정 말이다.

아마 동생도 지금 그 마음이었을 것 같다.

 

동생에게는 지방에 사는 오빠들이 있지만,

어머니는 결국 동생이 간호해주기를 바라신다고 했다.

 

그런데 동생도 몸이 편치 않은 사람이라서

얘기를 들으면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일단 일주일 정도는 간병인을 쓰기로 했다고 하는데,

그게 마음 편하자는 선택이지,

가벼운 결정은 아니었을 거다.

 

요즘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아, 우리도 부모님도 모두 나이가 드는구나”

하고 실감하게 된다.

 

예전엔 늘 건강하실 것 같던 부모님들이

어느새 병원 이야기, 약 이야기,

검사 이야기를 더 많이 하게 되셨다.

 

젊을 때는 자식 걱정하느라 고생만 하셨는데

이제 좀 편히 사시길 바라던 순간에

병이라는 그림자가 슬며시 다가오는 걸 보면

참… 인생이란 매뉴얼 없는 여행 같기도 하다.

 

그래서 더 느낀다.

‘효도는 때가 있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라는 걸.

 

마음만으로는 부족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을 때 해야 한다는 걸.

늦지 않게, 표현하고, 곁에 있기.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사랑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