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의 공기 속에
한 남자가 울었다.
“그땐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그 말이 판결문에 스며들 때,
어디선가 누군가는
숨을 삼켰다.
술에 취했고,
분노에 휩싸였고,
세상에 치여 무너졌다 했다.
그러나 그날 밤,
누군가의 인생은
되돌릴 수 없이 부서졌다.
심신미약이라는 이름은
이상하게 따뜻하다.
마치 인간의 약함을 품어주는 듯하지만,
그 안에는
피해자의 울음이 갇혀 있다.
한 어머니는 법정을 나서며 말했다.
“우리 애는 제정신으로 죽었는데,
그 사람은 제정신이 아니었다니요.”
그 울음은 칼보다 깊었고,
침묵보다 무거웠다.
인간의 마음은 약하다.
그 약함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법은 단단해야 한다.
그래야
누군가의 슬픔이 무너지지 않는다.
병든 마음을 치료하는 제도는 필요하다.
그러나 그 제도가
죄를 가려주는 천이 되어선 안 된다.
이해는 필요하지만,
면죄는 아니다.
약한 마음을 핑계로 삼는 순간,
사회는 더 약해진다.
누군가의 무너짐이
다른 누군가의 생을 짓밟을 때,
그건 단순한 불행이 아니라
공동체의 균열이다.
진짜 정의는
복수보다 깊고,
용서보다 뜨겁다.
그건 연민을 품은 단단함,
흔들리되 꺾이지 않는 마음.
심신미약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변명의 언어가 아니라,
회복의 첫 걸음이 되길.
약한 마음이 죄를 덮을 수는 없지만,
강한 사회는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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