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피고 지는 꽃처럼
나는 궁궐의 문을 넘었다.
사랑이라는 햇살 아래
내 이름은 향기로 퍼졌고
그의 눈빛 하나에
세상이 내 앞에 무릎 꿇었다.
나는 꿈꾸었다.
누구도 오를 수 없던 자리에
내 두 발로 서겠다고,
누구도 흔들 수 없을 거라고.
하지만 권력은 바람 같았고
사랑은 물결 같았다.
잡히는 듯 사라지고
머무는 듯 흘러가며
나를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깊은 곳으로 떨어뜨렸다.
나는 정말 악인이었을까?
아니면 시대가 만든 그림자였을까?
그럼에도 나는 두려워하지 않았다.
미움 속에서도 살아내었고
끝까지 나로 존재했다.
꽃은 시들어도
한 번의 봄을 증명한다.
비록 사약 앞에 무너졌어도
나의 이름은 지워지지 않았다.
나는 장옥정,
한때 사랑이었고
한때 권력이었으며
끝내 역사가 된
한 사람의 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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