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간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어느 날 거울을 보다가 문득, 예전보다 낯선 얼굴을 발견한 적이 있다. 분명 내 얼굴인데도, 눈가에 드리운 잔주름과 흐릿해진 턱선이 왠지 모르게 서글펐다. 거울 속의 나는 더 이상 ‘젊은 나’가 아니었고, 처음엔 그 사실을 부정하고 싶었다. 하지만 『나로 늙어간다는 것』을 읽으며 그런 감정들에 이름을 붙이고, 그 안에 머물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은 늙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단정짓지 않는다. 오히려 조용히 묻는다. “당신은 지금 어떤 마음으로 나이 들어가고 있나요?” 그 물음 앞에 나는 나도 모르게 숨을 고르게 된다. 책은 ‘노화’라는 단어가 ‘소멸’이나 ‘쇠퇴’로만 여겨지는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늙음의 가치를 다시 바라보게 만든다. 나이 듦은 단지 육체적인 약화가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