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노트

모든 꽃에는 저마다의 계절이 있다

따뜻한 글쟁이 2026. 10. 4. 23:50

 

같은 햇빛을 받고 자라는데도

모든 꽃이 같은 날 피지는 않는다.

 

어떤 꽃은 봄이 오기도 전에

서둘러 고개를 내밀고,

어떤 꽃은 따스한 햇살이 충분히 머무는

한여름이 되어서야 조심스럽게 꽃잎을 연다.

 

그렇다고 우리는 늦게 피어난 꽃에게

왜 이제야 피었느냐고 묻지 않는다.

 

조금 늦게 피었다고 해서

그 꽃이 덜 아름다운 것도 아니고,

남들보다 오래 기다렸다고 해서

그 시간이 잘못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저 어느 날 문득 피어난 꽃을 바라보며

'참 예쁘다' 하고 미소 지을 뿐이다.

 

자연은 참 묘하다.

 

누구는 먼저 피고

누구는 한참을 기다린다.

 

누구는 봄에 자신의 계절을 만나고,

누구는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가까워질 무렵에야

비로소 자신에게 맞는 계절을 만난다.

 

그런데 사람의 삶에서는

이 당연한 사실을 자꾸 잊어버린다.

 

남들은 하나둘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은데

나는 왜 아직 제자리인지,

누군가는 벌써 자신의 꽃을 피웠는데

나는 왜 아직도 기다리고 있는지.

 

괜히 마음이 조급해지고

나만 늦어지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하지만 꽃을 생각해보면 알게 된다.

 

늦게 피는 것은

늦은 것이 아니라

아직 자신의 계절이 오지 않았을 뿐이라는 것을.

 

사람의 삶도 어쩌면 꽃과 닮아 있지 않을까.

 

누군가는 이른 나이에 자신의 길을 찾고,

누군가는 오랜 시간을 돌아서야

비로소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된다.

 

누군가는 젊은 날에 꿈을 이루고,

누군가는 인생의 후반부에 새로운 꿈을 만나기도 한다.

 

그러니 조금 늦었다고 해서

내 삶이 잘못된 것은 아닐 것이다.

 

아직 피지 않았을 뿐,

내 안에도 분명 꽃을 피울 계절이 있으니까.

 

정원에는 일찍 피어난 꽃도 있고

늦게 피어난 꽃도 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 어느 꽃도 서로의 시간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주어진 햇빛을 받고,

자신에게 필요한 비를 맞으며,

자신의 계절을 묵묵히 기다린다.

 

우리도 그렇게 살아가면 좋겠다.

 

다른 사람의 계절을 바라보며

내가 늦었다고 조급해하기보다

오늘의 나에게 필요한 시간을 믿어주는 것.

 

아직 꽃이 피지 않았다고 해서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것은 아니니까.

 

보이지 않는 땅속에서

뿌리가 깊어지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니 조금 늦어도 괜찮다.

 

남들보다 천천히 걸어도 괜찮다.

 

우리에게도 언젠가

햇살이 가장 따뜻하게 머무는 날이 올 테니까.

 

모든 꽃이 같은 날 피지 않듯,

모든 사람의 삶에도 저마다의 계절이 있다.

 

오늘 아직 피지 못한 나를

조금 더 기다려주기로 한다.

 

언젠가 나에게도

내가 가장 아름답게 피어날

그 계절이 찾아올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