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적 미술 시간이 싫었다.정해진 선을 따라 그리고, 색을 칠하는 일이 왜 그렇게 버거웠는지 모르겠다. 미술은 늘 ‘재능 있는 누군가의 전유물’이라고만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림을 좋아하고 감상하고 싶어도, ‘내가 감히?’라는 마음에 늘 멀찍이 서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TV 프로그램에서 한 미술사학자의 말을 듣게 되었다.“그림은 결국 사람 이야기예요.”그 짧은 문장이 내 안에 오래 머물렀다. 미술을 이렇게 따뜻하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신기했다.그의 이름은 양정무.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미술사학자. 학문적으로는 촘촘한 논문을 썼지만, 대중 앞에서는 언제나 ‘쉽고 재미있는 미술’을 말한다. 『다, 그림이다』, 『미술은 너무 어렵다』 같은 책 제목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