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의 숲속, 작은 길을 따라 올라가다 마주친 미술관 하나. 이곳의 이름은 ‘뮤지엄 산(SAN)’. 처음엔 ‘산’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졌지만, 직접 그곳을 걷고 나면,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는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이 미술관은 자연, 예술, 그리고 건축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다. 회색 콘크리트 건물과 푸른 숲이 어우러진 풍경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설명이 없어도, 이름표가 없어도 작품은 거기 존재했고, 나는 그 사이를 천천히 걸었다. 특히 예약이 필수인 제임스 터렐관은 압도적이었다. 어둠 속에서 차오르는 빛의 움직임은 시각이 아닌 감각으로 다가왔다. 마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듯한 기분. 나를 둘러싼 어둠 속에서 피어나는 빛은 그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