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시

연말, 지하상가에서

따뜻한 글쟁이 2025. 12. 28. 13:22

 

춥다는 말에

집에 머물까 망설이다

나는 시내로 내려갔다

 

주말의 도시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나는 바람 대신

지하의 길을 골랐다

 

다이소 매대 앞에서

비슷한 물건들 사이

내 마음도 함께 헷갈렸다

 

조심스럽게 건넨 질문 하나

낯선 사람이 웃으며 말한다

 

“이게 맞아요”

그리고

아무 의무도 없이

“연말, 따뜻하게 보내세요”

 

그 한 문장이

내 하루의 난로가 되었다

 

예전엔

묻기도 전에

시선이 먼저 지나가던 날들이 있었는데

 

요즘은

잠시 멈춰 서서

손을 내미는 사람들이 있다

 

아직 세상은

완전히 식지 않았다고

나는 믿어도 될 것 같았다

 

잠을 못 자

몸은 무거웠지만

 

그 젊은 목소리는

지금도 마음에 남아

 

춥다고 생각했던 하루에

가장 따뜻한 곳은

지하상가 한가운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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