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시

🏔️ 산이 천천히 부르는 이름

따뜻한 글쟁이 2025. 12. 11. 11:49

 

산은

늘 그 자리에서

아무 말 없이

우리의 숨 가쁜 하루를

조용히 품어준다.

 

바람은

나뭇잎 끝에 기대어

먼 길을 걸어온 이들에게

먼저 말을 건다.

 

“괜찮아, 여기서 잠시 쉬어도 좋아.”

흙 냄새가 스며든 길을

조심스레 딛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자신의 속도로 걸을 수 있다는 걸

다시 기억해낸다.

 

산은

누구에게도 서두르지 말라고

높이 대신

깊이를 가르쳐준다.

 

그리고 묻는다.

오늘도 너를 지키기 위해

내가 견뎌낸 시간들을

혹시 기억하느냐고.

 

국제 산의 날,

우리는 작은 걸음 하나라도

조심스레 내디뎌야 한다.

 

산이 우리를 품어준 만큼

우리도 산을 지켜야 한다는

오래된 약속을 떠올리며.

 

 

 

'짧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서울, 겨울에게 말을 걸다  (0) 2025.12.13
우리는 잠시, 그러나 분명히 사랑했다  (0) 2025.12.13
덜 달고 시원한 식혜  (0) 2025.12.08
☕ 커피 향에 섞여 흩어진 말들  (0) 2025.12.07
숨결  (0) 2025.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