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면뿐인 세계의 탄생일〉
1790년 11월 17일,
겨울이 느리게 내려앉던 날
한 아이가 눈을 떴다.
종이 한 장을
살짝 비틀었을 뿐인데
세계는 두 개의 얼굴을 잃고
하나의 숨으로 이어졌다.
앞과 뒤가 사라진 자리,
경계가 녹아내린 자리,
그곳에 끝없는 길이 생겼다.
뫼비우스는 말 없이 보여주었다.
단절처럼 보이던 순간도
사실은 이어지는 곡선일 뿐이라고.
그래서 우리는 오늘을 기억한다.
한 아이가 태어난 날,
그리고
끊어졌던 마음들이
다시 하나가 될 수 있음을
세계가 스스로 증명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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