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띄운다
어둠보다 먼저 일어나는 파도 위로
우리는 오늘도 생명을 건져 올린다
찬물 속에서도 살아남은 고동치는 심장들을
두 손 가득 안고 돌아온다
그러나
그물은 무겁고, 통보는 가볍다
“쿼터를 넘었습니다. 폐기하셔야 합니다.”
말 한 마디가,
바다보다 차갑다
고기는 싱싱했으나
법은 딱딱했다
노동은 살아 있었지만
제도는 귀를 닫았다
풍요가 재앙이 되는 순간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
그저 버리라고만 말하는 세계에서
우리는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
삶이었다
그 한 마리 한 마리
바람 속에 떠밀려온 꿈이었고
온몸으로 견뎌낸 아버지의 땀방울이었다
폐기되지 않은 건
고기만이 아니다
희망도, 신뢰도
그와 함께
차디찬 철제통에 눕는다
제도는 숫자를 지키고
우리는 사람을 잃는다
잡을 수는 있어도
팔 수 없는 생명이라면
그물은 무엇을 위해
던져지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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