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시

🖋️ 「브루투스의 칼끝에서 피어난 질문」

따뜻한 글쟁이 2025. 7. 8. 05:15

 

무대 위 한 사내가

칼을 들었다

로마를 위한다고,

정의를 지킨다고

그는 시저를 찔렀다

 

가장 가까운 친구를

가장 먼 이상을 위해서

하지만

칼끝은 피를 흘렸고

그의 눈은 흔들렸다

 

무너진 것은 시저만이 아니었다

자신의 믿음,

자신의 정의,

자신의 내면

브루투스는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들었다

 

그의 침묵이 말하던 것을

“나는 옳았는가?”

“정의란 무엇인가?”

“누구를 위한 희생이었는가?”

무대의 조명이 꺼진 뒤에도

그의 물음은 내 안에서

계속 울렸다

 

이상은 때때로

현실을 무너뜨리고

정의는 때때로

또 다른 폭력을 낳는다

 

나는, 너는, 우리는

브루투스처럼

매일 선택의 칼을 들고

서 있다

누구를 찌를 것인가

무엇을 지킬 것인가

그리고 그 끝에서

과연 자신을 용서할 수 있을 것인가

 

연극이 끝난 밤

무거운 어둠 속에서

나는 조용히 되물었다

그는 시저를 죽였는가

아니면,

자신의 이상을 죽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