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존중 2

📜 불타는 여름, 우리가 태운 것들

지중해가 불타고 있었다파란 바다는 연기로 흐려지고고대의 땅 위로잿빛 하늘이 내려앉았다 그리스의 바람은 더 이상 노래하지 않고터키의 숲은 마지막 숨결을 내쉬었다 그곳엔 한때,아이들의 웃음과 노인의 기도가 머물렀다여름은 더 이상 축제가 아니다 덥다,를 넘은 뜨거움이땀이 아니라비명이 되어 흘렀다 우리는 얼마나 태웠던가기름을 태우고숲을 베고시간을 돌리지 못할 만큼 익숙해졌던 욕심 뉴스는 말했다수천 명이 대피했고몇몇은 돌아오지 못했다고 그들은 바람이었다, 나무였다, 사람이었다나는 묻는다그 불은 과연 어디까지 왔는지내 집 앞까지 닿았는지 아니, 이미 마음 안에서 번지고 있는 건 아닌지우리가 태운 것은단지 나무가 아니었다 침묵이었고,지구가 내뱉던 경고였다이제 불을 끌 시간이다 손에 물을 들고마음에 책임을 품고우리 모..

짧은시 2025.07.26

베이비박스를 둘러싼 슬픈 현실에 대하여

“그녀가 문을 열던 날, 우리는 무엇을 외면했는가” 우연히 마주친 뉴스 하나가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한밤중, 조용한 골목 어귀에 서 있는 한 여인.그녀는 아기를 안고 있었다. 그 아이는 아직 이름도 없었다. 그녀의 품에서 마지막 체온을 느끼던 아이는, 곧 ‘베이비박스’라는 철제 문 너머로 옮겨졌다. ‘더는 키울 수 없어서가 아니라, 더는 살아낼 수 없어서’그녀는 그렇게 아이를 놓고 돌아섰다. 아무도 없는 새벽이었지만, 나는 그 순간이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이별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종종 이런 현실을 ‘안타까움’이라는 말로 무디게 감싸곤 하지만,실은 그보다 훨씬 복잡하고 잔인한 이야기들이 그 문 하나에 응축돼 있다. 🔹 왜 베이비박스가 필요한 사회인가 그녀는 미혼모일 수도 있고, 가정폭력의 피해..

오늘의 한줄 2025.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