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시

예민이라는 이름의 칼날

따뜻한 글쟁이 2026. 5. 1. 00:45

 

너는 너무 예민해

그 말은

가볍게 던져졌지만

내 안에서는 오래 베였다

 

나는 나를 줄이기 시작했다

느낌을 접고

마음을 숨기고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연습했다

 

아프지 않은 척

괜찮은 척

그렇게 조금씩

나를 지워갔다

 

하지만

끝내 남아 있는 건

사라지지 않는 감각이었다

 

작은 떨림에도 무너지고

사소한 말에도 깊이 파이고

보지 않아도 될 것들까지

끝내 다 느껴버리는 나

 

그래, 나는 예민하다

부정하지 않겠다

 

이건 결함이 아니라

세상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방식이다

 

누군가는 스쳐 지나갈 감정에

나는 끝까지 남아 있고

누군가는 외면할 아픔을

나는 끝내 끌어안는다

 

그래서 더 아프고

그래서 더 선명하다

 

이제는

나를 깎아내리지 않겠다

 

이 날카로움은

나를 해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더 깊이 찢어보게 하는 힘이니까

 

나는

무너지기 쉬운 사람이 아니라

 

끝까지 느껴버리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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