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차려 준 밥을 먹을 때
벽에 걸린 숫자가
하나씩 줄어들었다
숫자는 말이 없었지만
나는 그 의미를 알고 있었다
남은 시간
국 한 그릇에
엄마의 체온이 담겨 있었다
소고기무국 위로
하얀 김이 피어오를 때
나는 어린아이가 되었다
내가 아플 때마다
죽을 끓여 주던 손
갈비찜을 건네던 눈빛
숫자는 줄어들었지만
사랑은 줄어들지 않았다
엄마도 암
아들도 암
절망은
우리보다 먼저 울고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빛이 들어왔다
숫자는 사라졌지만
사랑은 남았다
그리고 나는
그제야 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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