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과 춤추는 남자를 보고
엄마,
영화 속에서
왕은 태양처럼 빛났고
한 남자는
그 빛을 따라 춤을 췄어
사람들은 박수를 쳤지만
나는
박수가 멎은 뒤의
그 사람의 숨을 보았어
너무 혼자였어
엄마라면
저 사람을
그렇게 두지 않았을 텐데
엄마는
내가 잘했을 때보다
아플 때 더 오래 보던 사람이었지
말보다 먼저
손을 얹던 사람
밤마다
깨진 리듬으로 울던 내 머리 위에
조용히 내려앉던
그 온기
“괜찮다”는 말이
손의 온도로 먼저 도착하던 밤
왕의 손은
사람을 빛나게 했지만
엄마의 손은
사람을 살게 했어
나는 지금도
누군가의 시선을 향해
춤추려 할 때가 있고
그럴 때마다
몸이 먼저 지쳐
그러면
나는 엄마를 불러
그 손을 기억해
엄마,
나는 아직
완벽한 춤을 추지 못해
자주 박자를 놓치고
자주 멈춰
그래도
이건 알아
나는 여전히
엄마가 남긴 리듬으로
살고 있다는 것
보여주지 못한 공연도
읽히지 못한 문장도
다 괜찮아
엄마는
보지 않아도
알아주던 사람이니까
오늘도 나는
박수 없는 무대에서
조금 느리게 움직여
엄마의 손이
아직 내 머리 위에 있는 것처럼
'짧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이 사랑, 통역 되나요 (0) | 2026.02.19 |
|---|---|
| 조용한 회복 (0) | 2026.02.14 |
| 🌙 나를 가장 힘들게 한 사람 (0) | 2026.02.11 |
| 잠시 다른 속도로 흐르던 사람들 (0) | 2026.02.09 |
| 의자를 내어주는 서점 (0) | 2026.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