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도 아니고
땅도 아니라는 이유로
습지는 늘 뒤로 밀려났다
발이 젖는다는 이유로
개발이 어렵다는 이유로
우리는 그 자리를
빈칸이라 불렀다
그러나 그곳에는
쉬어 가는 날개의 숨결이 있고
태어나는 생명의 첫 울음이 있었다
습지는 말이 없었다
대신 물을 품고
오염을 걸러
홍수 앞에 몸을 내주었다
기후가 흔들릴 때
가장 먼저 버텨 준 곳도
이름 없이 남아 있던
그 습지였다
사라진 뒤에야
우리는 깨닫는다
지켜 주던 것이
늘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을
오늘,
물과 땅 사이에서
습지가 우리를 바라본다
이제는
누가 누구를 지킬 차례인지
'짧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의자를 내어주는 서점 (0) | 2026.02.08 |
|---|---|
| 🌙〈달콤함 위에 얹힌 이름 하나〉 (0) | 2026.02.05 |
| 어른의 품 (0) | 2026.02.01 |
| 오늘은 팝아트날 (0) | 2026.01.30 |
| 사랑을 배우는 중 (0) | 2026.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