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천천히 되돌아보면,
나는 나 자신을 너무도 함부로 대하며 살아왔다.
가장 오래,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 걸어온 존재가
‘나’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나는 늘 나를 채찍질했고,
쉽게 미워했고, 가혹하게 판단했다.
작은 실수 하나에도 나는 가장 먼저 나를 탓했고,
그 실수보다 더 큰 상처를 나 자신에게 남기곤 했다.
어쩌면 나는 언제나 조금 더 괜찮아 보이는 나,
남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
어디에 내놓아도 그럴듯한 나로 살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는 일에는
늘 인색했고, 냉정했고, 서툴렀다.
잘 해낸 일보다 부족한 점을 먼저 세던 시간이 더 많았다.
그런데 이제 와서야 조심스럽게 나를 바라보니,
그 모습이 참 안쓰럽다.
수없이 흔들리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걸어온 나,
외로울 때도 지칠 때도 넘어질 때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며 나를 놓지 않았던 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나에게 힘을 건네던
존재가 바로 나였다는 사실이 이제야 마음 깊이 와 닿는다.
이제는 더 이상 나 자신을 미움의 대상으로 두지 않으려 한다.
실수해도 괜찮다고, 느려도 충분히
잘 가고 있다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세상이 나에게 등을 돌리는 순간이 오더라도,
적어도 나는 나의 편으로 남아 있으려 한다.
여기까지 포기하지 않고 걸어와 준 나에게,
참 많이 고맙고 미안하며 동시에 깊이 존경을 보낸다.
앞으로의 시간 속에서는 서로를 깎아내리는 대신 손을 내밀며,
삶의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끝까지 함께 걷고 싶다.
잘 부탁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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