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시

✨ 빛의 이름, 불가리

따뜻한 글쟁이 2026. 5. 9. 21:24

 

불가리를 떠올리면

나는 먼저, 빛을 생각한다

 

손끝에 머물다

이내 사라질 것 같은

아주 얇은 순간의 떨림

 

로마의 햇살 아래

누군가의 하루처럼 시작된 이름은

시간을 건너

지워지지 않는 장면이 되었다

 

소티리오 불가리의 손끝에서

작게 태어난 반짝임 하나가

누군가의 사랑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의 끝내 이루어낸 시간이 된다

 

우리는 왜

이토록 빛나는 것들 앞에서

잠시 멈추는 걸까

 

아마도

사라지지 않을 무언가를

붙잡고 싶어서일 것이다

 

그러나 빛은 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멀리 있다

 

쥐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에도

그것은 이미

기억 속으로 번져간다

 

그래서 더 아름답다

 

닿을 수 없기에

더 오래 머무는 것들

 

불가리는 말하지 않는다

다만 조용히 남겨둔다

 

당신이 잃고 싶지 않은 순간은 무엇인지

그 순간은 어떤 빛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짧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이힐의 계절》  (0) 2026.05.14
점심 대신 커피 한 잔  (0) 2026.05.11
나는 이제, 책을 ‘읽지’ 않는다  (1) 2026.05.06
🌌 오래 머무는 빛  (0) 2026.05.04
미완의 공원에서  (0) 2026.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