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시

대답이 없는 말

따뜻한 글쟁이 2026. 4. 14. 22:40

 

꽃을 그린 친구의 그림 앞에서

나는 잠시 멈췄다

 

향기가 날 것 같은 색을 보며

조용히 말을 건넸다

 

생화 같아

참 잘 그렸다

 

그 말은

어디에도 닿지 못한 채

공기 속에 머물렀다

 

다른 말들은

서로를 향해 이어지는데

내 문장만

조용히 혼자가 되었다

 

나는 그 이유를

오래된 기억 속에서 찾았다

 

누군가를 좋아했던 날들

그 마음이

나를 낯선 사람으로 만들었던 시간

 

아직도 나는

그때의 나를

조금은 두려워하고 있었던 걸까

 

하지만

생각해본다

 

나는 그저

예쁜 것을 보고

예쁘다고 말한 사람일 뿐

 

대답이 없었다고 해서

그 마음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오늘도 나는

조심스럽게

사람에게 말을 건네는 사람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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