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그린 친구의 그림 앞에서
나는 잠시 멈췄다
향기가 날 것 같은 색을 보며
조용히 말을 건넸다
생화 같아
참 잘 그렸다
그 말은
어디에도 닿지 못한 채
공기 속에 머물렀다
다른 말들은
서로를 향해 이어지는데
내 문장만
조용히 혼자가 되었다
나는 그 이유를
오래된 기억 속에서 찾았다
누군가를 좋아했던 날들
그 마음이
나를 낯선 사람으로 만들었던 시간
아직도 나는
그때의 나를
조금은 두려워하고 있었던 걸까
하지만
생각해본다
나는 그저
예쁜 것을 보고
예쁘다고 말한 사람일 뿐
대답이 없었다고 해서
그 마음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오늘도 나는
조심스럽게
사람에게 말을 건네는 사람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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