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나는 ‘기다리는 사람이’ 되었다.
누군가를 잃은 것이 아니라,
그 사람과 함께였던 나의 시간까지 잃어버린 것만 같아서
오랫동안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사랑이 떠난 자리는 빈 자리가 아니라,
내 감정이 깃들어 있던 방이었다.
그래서 지우려 해도 지워지질 않았고,
시간이 지나면 잊힌다는 말은 내게 해당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야 조금씩 알게 된다.
사랑은 반드시 ‘잊어야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통 없이 떠올릴 수 있을 때’ 비로소 다른 모양이 된다는 걸.
나는 여전히 그 사람을 완전히 놓지는 못했지만,
이제는 그 마음 때문에 나를 멈추게 두지는 않기로 했다.
기다리는 건 사랑이지만,
다시 살아가는 건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사랑을 잃은 자리는 상처가 아니라
내가 얼마나 깊이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인지 알려준 증거였다.
그래서 이제 나는 슬픔이 아니라,
‘이 사랑을 품을 수 있었던 나’를 회복하는 중이다.
언젠가 그 사람이 다시 떠오른다 해도,
나는 그때 더 좋은 나로 서 있고 싶다.
사랑이 멈춘 자리에,
내가 다시 피어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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