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문 앞,조용히 숨 고르던그 순간의 떨림.수없이 막아낸 공 뒤엔한 사람의 인내가 있었다 그 자리는오랫동안 '우리'의 것이었고그만큼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었다. 그러나시대는 흐르고,경쟁은 문을 두드린다. “열어도 될까요?”묻는 이 없이문은 이미 반쯤 열렸다. 이제는피부색도, 언어도 다른 이가우리의 골문을 지킬 것이다.누군가는 불안해할 것이고,또 누군가는 환호할 것이다. 그러나경쟁이 무너지게 하진 않는다.진짜 실력은빛을 가리지 않으니까.닫힌 문에선 바람이 통하지 않고,경쟁 없는 그물은언젠가 찢어진다. 우리는 안다.열린 문 너머에서새로운 '이운재'도,다른 언어의 '김병지'도태어날 수 있다는 걸.경계는 더 이상 선이 아니라어깨동무가 된다. 축구는,그리고 골문은,국경보다 넓은 꿈을 향해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