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햇살이 아닌불꽃이 내리꽂힌다창문을 열었을 뿐인데바람은 숨을 삼키고그늘조차몸을 피하지 못한다 누군가는 말한다"에어컨 틀면 되잖아"하지만그 말은 전기요금 고지서를읽지 않은 이의 소리도시 끝,한쪽엔 여전히 선풍기마저 돌지 않는 방이 있다 콘크리트 위에 선 나무들은말이 없다이파리 끝이 타들어 가고도심의 새들은갈증 난 날개로 하늘을 밀어낸다 낮에는 볕이 고문이 되고밤에는 열이 뒤척임이 된다온몸은 땀에 젖고마음은 기후 불안이라는 이름으로끓고 있다 우리는 묻는다이 더위는 우연인가이 고통은 누구에게 더 무거운가그리고,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은정말 아무것도 없는가 지구가 아프다그 말은 이제 뉴스가 아니라몸이 말하는 언어가 되었다숨이 타는 여름그 한가운데서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더위는 기온이 아니라관심의 온도이기도 하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