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다 가블러』를 보고 화려한 살롱의 벽지 뒤에그녀는 조용히 숨을 죽였다 박제된 웃음으로 사람을 맞고가느다란 불꽃을 안에서 키웠다 “그대는 자유로운가요?”누군가 물었다면그녀는 고개를 돌렸을 것이다 자유란, 가질 수 없는 것의 이름이었으니까종이 위의 문장은 불이 되었고그 불은 그녀의 욕망을 태우지 못한 채그저 또 하나의 잿더미가 되었다 사라지지 못한 생, 살아지지 못한 나날들피아노 선율마저 쓸쓸히 돌아서면남은 건그녀의 선택그녀의 침묵그녀의 총성헤다는 죽음을 택했지만나는 그 안에서삶의 본질을 보았다 당신은 누구의 삶을 살고 있나요나는 이제 묻는다살아 있음이 곧 자유는 아님을,내가 나로 살지 않는다면 그 모든 날이 감옥이란 것을커튼은 내려왔지만나는 여전히 무대 위에 서 있다헤다의 그림자를 지나나의 목소리를 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