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나

『인공지능 윤리수업』을 읽고

따뜻한 글쟁이 2026. 3. 29. 20:14

 

인공지능 윤리수업을 펼쳤을 때,

나는 미래를 기대하기보다 질문을 만나게 되었다.

 

우리는 더 빠르고, 더 정확한 세상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인공지능은 우리의 선택을 대신하고,

때로는 우리의 판단보다 더 ‘합리적인’ 결론을 내린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세상이 똑똑해질수록 나는 더 자주 멈춰 서게 된다.

 

이 결정은 정말 옳은 것일까.

이 판단에는 누가 책임을 져야 할까.

 

책은 말한다.

기술은 중립적일 수 있지만,

그 기술이 놓이는 사회는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고.

 

우리는 알고리즘을 신뢰한다.

그러나 그 알고리즘이 학습한 데이터에는

이미 인간의 흔적이 깊이 새겨져 있다.

보이지 않는 편견, 조용한 차별, 익숙한 불균형.

 

그 모든 것이 코드 속에 스며든다.

 

나는 문득 깨닫는다.

인공지능이 문제인 것이 아니라,

그 인공지능을 만들어낸 인간이 문제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그래서 이 책은 묻는다.

기술이 아니라, 인간은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가.

 

아마도 인공지능 시대는

‘판단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아니라

‘더 깊이 판단해야 하는 시대’일 것이다.

 

기계는 계산할 수 있지만,

고통을 느끼지는 못한다.

 

그래서 결국, 마지막 선택은 인간의 몫으로 남는다.

 

나는 책장을 덮으며 생각했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인공지능의 발전이 아니라,

그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우리의 윤리일지도 모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