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모범택시」를 보고
지난주 「모범택시」는 시작부터 분노를 정확히 건드렸다.
또 한 명의 피해자가 있었고,
또 한 번의 무력한 제도가 등장했다.
신고는 접수되었고,
조사도 이루어졌지만 결과는 늘 같았다.
“증거 불충분.”
이 말 한마디로 삶이 무너진 사람의 이야기는 그렇게 끝나버린다.
하지만 「모범택시」에서 이야기는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아무도 듣지 않으려 했던 그 목소리를,
누군가는 끝까지 듣는다.
지난주에도 무지개 운수의 택시는 그렇게 출발했다.
분노가 아니라 기억을 싣고.
이번 회차가 유난히 통쾌했던 이유는,
가해자가 끝까지 자신의 죄를
‘사소한 실수’쯤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 뻔뻔함, 그 태도, 그 말투.
현실 뉴스에서 너무 많이 봐왔던 얼굴이라 더 분노가 치밀었다.
법을 아는 사람일수록, 시스템을 아는 사람일수록
죄를 더 영리하게 숨긴다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모범택시는 가속 페달을 밟는다.
김도기의 복수는 늘 조용하지만 정확하다.
고함도 없고, 설명도 길지 않다.
그저 상대가 가장 믿고 있던 질서와 안전,
그리고 자만심을 무너뜨린다.
“당신이 저지른 일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이제 당신 차례로 느껴보라”고 말하듯.
지난주 회차에서 가장 짜릿했던 순간은
가해자가 더 이상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장면이었다.
그제야 흔들리는 눈빛,
그제야 바뀌는 태도,
그제야 나오는 사과 아닌 사과.
그 장면을 보며 나는 솔직히 속이 시원해졌다.
이건 폭력에 대한 쾌감이 아니라,
억울함이 제대로 전달되었다는 안도감에 가까웠다.
무지개 운수 팀의 존재도 여전히 빛났다.
이들은 단순한 복수자가 아니라,
피해자의 편에 서는 사람들이다.
특히 지난주에는 팀원들의 표정 하나하나에서
“이건 남의 일이 아니다”라는 감정이 또렷이 느껴졌다.
그래서 이 드라마의 복수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이루어진다.
「모범택시」가 통쾌한 이유는
악인을 무너뜨리는 장면보다,
피해자가 다시 자기 목소리를 찾는 순간에 있다.
그 사람이 더 이상 고개를 숙이지 않아도 되는 장면,
자신의 이야기가 거짓이 아니었다는 걸 확인받는 순간.
지난주 회차는 바로 그 장면을 끝까지 놓치지 않았다.
물론 이 드라마가 현실의 해답이 될 수는 없다.
모든 억울함에 택시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 드라마를 계속 보는 이유는 분명하다.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는 정의를,
적어도 이야기 속에서는 제대로 보고 싶기 때문이다.
지난주 「모범택시」를 보며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악인이 진짜로 두려워해야 할 건 법망이 아니라,
자신의 죄가 끝까지 기억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모범택시는 그 기억을 지우지 않는 드라마다.
그래서 다음 주에도 나는 또 이 택시를 기다릴 것이다.
분노를 대신 해결해 주길 바라서가 아니라,
이 사회가 외면한 목소리를 다시 불러내는 그 순간을
확인하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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