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도서관에서 컴퓨터로 할 일도 정리하고,
책도 천천히 읽으며 온전히 나에게 시간을 써 주었다.
밖으로 나오니 공원에는 은은한 바람이 불고,
사람들이 산책을 즐기는 모습이 정겹게 느껴졌다.
잠깐 운동도 하고 천천히 걸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기분이었다.
집으로 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필요한 물건들을 샀는데,
계산을 하고 나오다 보니 장바구니를
깜빡 두고 나온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스쿠터를 먼저 옮겨 두고 다시 들어가려고 했는데,
그 사이 직원분이 물건을 매장 밖까지 챙겨 나오며 건네주셨다.
내가 직접 가져와도 되는 일이었지만
먼저 챙겨주는 그 마음이 참 따뜻했다.
불쑥 찾아온 친절은 늘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나를 울컥하게 만든다.
집으로 향하던 중,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렀다.
종류가 많아 한참을 고른 뒤 바코드를 찍는 순간,
뒤에 한 학생이 서 있는 걸 보고 마음이 조급해졌다.
나는 사람이 뒤에 있으면 더 긴장되고 떨리는 편이라
결국 계산을 취소하며 “먼저 하세요”라고 양보하려 했다.
그런데 그 학생은 “괜찮아요, 제가 도와드릴게요”라며
망설임도 없이 바코드를 대신 찍어 주었다.
그 작은 행동이 얼마나 다정하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고마운 마음에 아이스크림 하나를 건넸더니,
수줍게 웃던 표정이 참 귀여웠다.
요즘은 장애에 대한 인식이 예전보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걸 이런 순간들에서 느끼곤 한다.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 있지만,
이렇게 따뜻한 하루들이 쌓이면 언젠가는 모두가
더 편하게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이 되리라 믿게 된다.
문득 떠오르는 장면이 있다.
3년 전쯤, 스쿠터를 타고 신호등 앞에 서 있었는데
네댓 살 정도의 꼬마가 부모님과 아장아장 걸어오더니
갑자기 나를 향해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건넸다.
순간 웃음이 번지며 그 날 하루가 환해졌고,
지금까지도 그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이런 순간들을 마주할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하늘나라에 계신 엄마가 나를 위해
좋은 사람들을 보내주시는 건 아닐까 하고.
살아계실 때처럼 지금도 옆에서 나를
챙기고 안아주는 것 같은 든든함.
엄마가 지켜보고 있다고 느껴지는
그 마음 덕분에 나는 외롭지 않다.
오늘도 그런 사랑을 느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참 고맙고, 참 따뜻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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