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몸에 익어버린 습관들이 있다.
그 습관들은 마치 오랫동안 곁에서 함께 살아온 이웃처럼
어느 날 문득 눈에 띄기도 하고,
어떤 날에는 조용히 그림자처럼 뒤에서 나를 밀어주기도 한다.
나는 오랜 시간을 지나며
나를 구성하는 성질들 가운데
특히 두 가지가 유난히 깊게 자리 잡고 있었다.
하나는 ‘웃음’,
다른 하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마음’이었다.
이 두 가지는 단순한 성격이 아니라
삶이 나에게 건네준 위로였고,
내가 세상과 연결되는 다리였으며,
누군가의 마음이 쉬어갈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1. 웃음—내 삶을 붙잡아 준 따뜻한 빛
나는 몸이 아프고 마음이 무겁던 날에도
누군가를 만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웃음이 먼저 올라온다.
그 웃음은 억지로 짜낸 것이 아니다.
어릴 때부터 내가 배운 생존 방식이자
나를 지켜주는 하나의 ‘힘’이었다.
내가 자라온 환경, 내 몸의 어려움,
그리고 주변의 배려들 속에서
나는 자연스럽게 이렇게 배웠다.
“내가 밝으면, 다른 사람도 안심한다.”
그렇게 익힌 웃음은
동글동글한 내 얼굴 위에 오래 머물렀고,
사람들이 나를 편하게 느끼는 첫 번째 이유가 되었다.
어떤 날은 웃음이 나를 이끌었고
어떤 날은 웃음이 나를 지켰으며
어떤 날은 웃음이 내 마음의 상처를 살짝 덮어주는
‘붕대 같은 역할’을 하기도 했다.
웃는다는 것은
단순히 입꼬리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가진 가장 밝은 언어였다.
그리고 나는 그 언어를 잃지 않고 싶다.
2. 들음—사람들이 찾아와 마음을 내려놓는 자리
두 번째 습관은 ‘듣기’였다.
나는 누군가가 마음을 꺼내 보일 때,
그 말이 얼마나 오래 가슴속에 갇혀 있었는지
그 사람의 눈빛, 말투, 숨 사이에서 느끼곤 한다.
친구는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너한테는 말이 그냥 나온다. 왜 그런지 모르겠어.”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작은 창문을 하나 열어두는 느낌이 든다.
그 창문 안에서 바람이 드나들듯
사람들이 내게 와서 조심스럽게 마음을 열고
혼자 품고 있던 생각들을 내려놓는다.
나는 그 순간이 참 소중하다.
마치 누군가의 마음이 잠시 머물 수 있도록
내 마음 한 조각을 내어주는 느낌.
그렇다고 그 마음의 무게에 내가 휘청이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런 순간은
내가 ‘사람 사이의 다정함’을 더 잘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는 그런 마음의 대화를 통해
내 자신 역시 사람으로서 더 단단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3. 두 습관이 내 인생에 남긴 흔적
웃음과 들음.
서로 다른 듯 보이지만
이 두 가지는 내 삶 속에서 한 줄의 실처럼 이어져 있었다.
이 두 가지 덕분에
내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이 늘어났고
그들과 함께 서로의 계절을 지나며
나는 ‘혼자가 아닌 삶’을 조금씩 배웠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듣는 순간,
그 사람이 겪는 상처와 슬픔이
조금은 내 안에도 스며들지만
그 과정은 나를 무겁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넓혀주는 과정이었다.
웃음으로 마음의 벽을 낮추고
들음으로 상대의 마음을 품으면서
나는 어느새
‘우리’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4. 앞으로 내가 지켜야 할 마음의 태도
그러나 나는 안다.
웃음을 지키는 일은 때때로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남의 마음을 들어주는 일은
내 마음을 잘 돌보지 않으면 지치기 쉽다는 것도.
그래서 나는 앞으로
더 솔직하게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내 웃음을 지키기 위해
나 자신에게도 따뜻한 손길을 내밀고 싶다.
나를 위해 조금 더 쉬어 가고,
내 안의 무게를 내려놓고,
내 마음의 균형을 찾아가려 한다.
웃음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세상 앞에서 강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약해도 괜찮다는 것을 인정하는 용기를 갖는 일이라는 걸
요즘에서야 알게 되었다.
5. 몸을 깨우는수련—관절 운동과 태양 경배 자세
최근 나는 마음뿐 아니라
‘몸의 기억’에도 귀를 기울이고 싶어졌다.
그래서 지난 1주일 넘게
관절 운동과 태양 경배 자세를 꾸준히 이어갔다.
단순히 스트레칭이 아니라
동작, 호흡, 마음의 흐름을 알아차리며 해보고 싶었다.
● 작은 움직임 속에서 떠오르는 감정들
손목을 천천히 돌릴 때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붙잡고 살아왔는지 느껴졌다.
발목을 회전할 때
지나온 길들이 발끝에서 다시 피어올랐다.
어깨를 부드럽게 열어줄 때
마음속 깊은 곳의 울컥함이 저린 듯 느껴졌다.
그리고 어느 날
목을 천천히 돌리는 순간
잊고 지냈던 기억 하나가 불쑥 올라왔다.
아팠던 나를 바라보며
머리에 손을 얹어주던 엄마의 터치.
그 손길의 온도,
그 말없이 건네던 위로가
목 뒤에서 다시 살아나
나는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몸은 참 신비롭다.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것까지
부드러운 움직임 속에서 다시 꺼내어 보여주곤 한다.
6. 태양 경배—숨과 마음이 흐르는 시간
태양 경배 자세는
‘흐름’의 수련이었다.
호흡이 동작을 이끌고,
동작이 다시 호흡을 가르쳐주는
고요한 순환.
처음 며칠은
몸이 굳어 있었고
숨은 자꾸 끊어졌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자
동작이 부드러워지고
호흡이 길어졌다.
어떤 날은
몸이 더 빨리 따뜻해지고
생각이 조용해졌다.
어떤 날은
뜻밖의 감정이 떠올라
스스로를 마주 보게 되었다.
마지막 날,
동작을 마친 뒤 나는
잔잔한 물속에 가만히 떠 있는 듯한
부드러운 이완감을 느꼈다.
이것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 건네는 숨,
나를 살리는 작은 의식이었다.
7. 수련이 내 삶에 준 뜻밖의 선물
이 수련은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다.
몸이 풀리면
마음도 함께 풀린다는 것.
숨이 길어지면
내 생각도 부드러워진다는 것.
내 몸을 움직이는 일은
내 삶 전체를 움직이는 일과 닮아 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
나는 나를 돌보고 있었다.
나는 나를 버티고 있었다.
나는 나를 다시 세우고 있었다.
8. 나를 지탱하는 세 가지 힘
웃음,
들음,
그리고 몸의 수련.
이 세 가지는
서로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내 삶에서는 하나의 길처럼 이어져 있었다.
웃음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다리,
들음은 마음을 품어주는 그릇,
수련은 나를 회복시키는 숨.
나는 이 세 가지를 잃지 않고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나의 하루들을 쌓아가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지금보다 조금 더 강하고
지금보다 조금 더 아름다운 나로
다시 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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