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1년 10월 25일, 스페인 남부의 항구 도시 말라가.
한 아이가 세상에 태어났다. 이름은 길고도 낯설었다.
파블로 디에고 호세 프란시스코 데 파울라 후안 네포무세노 마리아 데 로스 레메디오스 치프리아노 데 라 산티시마 트리니다드 루이스 이 피카소.
하지만 세상은 그를 단 하나의 이름으로 기억한다. 피카소.
그의 탄생은 예술의 언어가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 이전의 미술이 현실을 닮으려 했다면,
그 이후의 미술은 ‘보이는 것 너머’를 탐험하기 시작했다.
피카소는 세상을 그대로 그리지 않았다.
그는 세상을 ‘다르게’ 보고, ‘다르게’ 느꼈다.
그가 다시 조립한 선과 색은
혼란스러우면서도 묘하게 질서 있는 인간의 내면을 닮아 있었다.
나는 그런 피카소의 그림 앞에 서면
그의 탄생일을 떠올린다.
그 날, 한 예술가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듯이
우리의 마음속에서도 매일 새로운 탄생이 일어나고 있음을 느낀다.
인생은 반복되는 일상 같지만,
어쩌면 그 속에서도 수많은 작은 탄생의 순간들이 있다.
용기를 냈던 날,
오래 묵혀둔 글을 처음 세상에 내보인 날,
누군가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했던 그날.
그 모든 날이 나에게는 또 다른 피카소의 날이다.
피카소는 “모든 아이는 예술가다. 문제는 커서도 그 예술가로 남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내 마음에 오래 새겨둔다.
그의 탄생일은 결국, 우리 모두 안에 잠들어 있는
‘어린 예술가의 눈’을 다시 깨우는 날이기도 하다.
그 눈으로 세상을 보면,
보통의 풍경도 한 폭의 그림이 된다.
한 사람의 미소도 예술이 된다.
그리고 오늘 하루의 흔적조차도
창작의 재료가 되어 빛을 낸다.
-피카소의 탄생일, 10월 25일.
나는 오늘, 그의 예술처럼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나를 그려본다.
익숙한 하루를 낯설게 바라보고,
작은 감정 하나도 소중히 기록하며,
내 안의 색으로 세상을 물들여 본다.
그것이 바로, 내가 오늘 다시 태어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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