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줄

서울에서 만난 문학의 향연

따뜻한 글쟁이 2025. 9. 12. 01:38

 

서울은 흔히 ‘속도의 도시’라고 불린다.

수많은 빌딩과 차량, 사람들의 발걸음이 쉼 없이 움직이는 곳.

 

하지만 이 빠른 도시의 중심에,

매년 가을이면 속도를 늦추고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하는 축제가 열린다.

 

바로 서울국제작가축제

(Seoul International Writers’ Festival, SIWF)이다.

 

2006년 시작된 이 축제는 단순한 문학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

세계 각국의 작가들이 서울에 모여 서로의 언어와 문학을 나누며,

독자들과 대화하는 ‘살아있는 교류의 장’이지요.

 

책 속의 문장을 넘어,

작가가 직접 전하는 숨결과 생각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축제는 특별하다.

 

보이는 것보다 ( ) ― 올해의 주제

 

2025년,

제14회 서울국제작가축제의 주제는

“보이는 것보다 ( ) / Meets the Eye”였다.

 

이 주제는 마치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는 듯했다.

당신이 보고 있는 것이 전부인가? 그 너머에 무엇이 있나요?

 

비어 있는 괄호는 관객과 독자가 채워야 할 여백처럼 느껴졌다.

누군가는 사랑이라 적을 것이고, 누군가는 고통,

또 누군가는 희망이라고 적을 수 있겠다.

 

문학은 언제나 보이지 않는 감정을 드러내고,

잊힌 기억을 불러내는 힘을 가지고 있기에,

이 주제는 문학의 본질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다양한 프로그램 속에서

 

그라운드서울에서 펼쳐진 축제의 현장은 활기로 가득했다.

개막식과 대담, 작가 수다, 워크숍, 전시, 팝업북 판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각 공간마다 저마다의 빛깔을 담고 있었다.

 

작가들의 대담에서는 문학을 둘러싼 진지한 토론이 이어졌다.

정치와 사회, 환경과 인권, 그리고 일상 속 작은 감정까지…

 

문학은 단순히 글자가 아니라 삶을 비추는

또 하나의 창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워크숍과 수다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벗어나 좀 더

가볍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낯선 언어로 쓰인 시와 소설이 번역되어 우리 앞에 놓일 때,

그것은 단순한 텍스트를 넘어 서로를 이해하는 다리로 이어졌다.

 

내가 얻은 것

 

축제에 참여하며 가장 크게 다가온 것은

‘문학은 결국 사람을 향한다’는 사실이었다.

 

작가가 쓴 문장, 번역가가 옮긴 단어, 독자가 읽는 목소리…

그 모든 과정 속에서 문학은 끊임없이 사람을 잇고 있었다.

 

서울이라는 도시는 바쁘고 차갑게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이렇게 세계의 작가들과 독자가 한자리에 모일 때,

그 속에서 새로운 온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문학은 삶의 속도를 늦추고, 우리 안의 목소리를 듣게 하며,

보이지 않는 세계와도 이어지게 해주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다시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