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노트

보이지 않는 장기를 위한 하루

따뜻한 글쟁이 2026. 3. 12. 19:47

 

— 세계 신장의 날에 부쳐

 

우리 몸에는 늘 묵묵히 일하는 장기가 있다.

소리도 내지 않고, 박수도 받지 않으며

하루도 쉬지 않고 우리의 삶을 정화하는 장기.

바로 신장이다.

 

신장은 몸속의 강과 같다.

우리가 마신 물과 먹은 음식,

몸속에서 생겨난 노폐물과 감정의 피로까지

조용히 걸러내며 흐른다.

 

하지만 우리는 그 강을 쉽게 잊는다.

아플 때까지는 존재를 느끼지 못하는 장기.

그래서 세계 신장의 날은

어쩌면 “늦기 전에 고맙다고 말하자”는

작은 인사 같은 날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매일 너무 많은 것을

몸에게 요구하며 산다.

늦은 밤까지 깨어 있고,

물을 충분히 마시지 못하고,

몸이 보내는 신호를

“괜찮겠지”라는 말로 미루어 둔다.

 

그 사이에서 신장은

말없이 일한다.

마치 오래된 우체부처럼

몸속에서 필요 없는 것들을

하나씩 꺼내어 밖으로 보내며

우리의 하루를 지켜 준다.

 

그래서 오늘 하루만큼은

조금 천천히 물을 마시고

몸을 돌아보며

조용히 말해 보고 싶다.

 

“고맙다, 나의 신장.”

 

눈에 보이지 않는 장기를 위해

전 세계 사람들이 잠시 멈춰 서는 날.

세계 신장의 날은

우리 몸속의 작은 강이

여전히 맑게 흐르고 있는지

조용히 귀 기울이는 날이다.

 

그리고 그 강이 오래도록

흐를 수 있도록

오늘 우리는 조금 더

몸을 아끼며 살아가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