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나를 꽃처럼 바라보기로 했다
살다 보면 내가 참 초라하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잘한 것보다 못한 것이 먼저 떠오르고,
다른 사람의 빛나는 모습과 나의 평범한 하루를 비교하게 되는 날.
‘나는 왜 이것밖에 안 될까.’
그런 생각이 마음 한구석에 조용히 내려앉으면
아무리 괜찮은 척해도 마음은 금세 작아진다.
그럴 때 나태주 시인의 『꽃을 보듯 너를 본다』를 펼쳐본다.
제목부터 참 따뜻하다.
꽃을 보듯 너를 본다는 것.
꽃은 서두르지 않는다.
누군가와 자신을 비교하지도 않는다.
그저 자기 자리에서 피어나고,
때가 되면 조용히 지고,
또 다른 계절을 기다린다.
그런 꽃을 바라보듯 사람을 바라본다면
우리는 서로에게 조금 더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사람을 너무 빨리 판단하며 살아간다.
겉모습을 보고,
지금의 상황을 보고,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보고
그 사람의 전부를 판단해버린다.
어쩌면 나 자신에게도 그렇게 하고 있는지 모른다.
오늘 무엇을 잘했는지는 생각하지 않고
하지 못한 일만 떠올린다.
조금 늦게 걸어온 것은 괜찮지 않다고 생각하고,
남들보다 천천히 피어나는 것은 실패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꽃은 그렇지 않다.
봄에 피는 꽃이 있고
여름에 피는 꽃이 있고
가을에야 자신의 빛깔을 보여주는 꽃도 있다.
피는 시기가 다를 뿐
늦게 피었다고 해서 덜 아름다운 꽃은 없다.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누군가는 일찍 자신의 길을 찾고
누군가는 오랜 시간을 돌아서야
비로소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게 된다.
누군가는 많은 것을 이루며 살아가고
누군가는 하루를 무사히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잘 살아가고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우리는 자꾸만
다른 사람의 꽃과 나의 꽃을 비교한다.
저 사람은 저렇게 잘 피었는데
나는 왜 아직 이 모양일까.
그러다 보면 정작
내가 가진 작은 아름다움을 보지 못한다.
나태주 시인의 시를 읽으며
나는 ‘자세히 보는 마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대단한 것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것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마음.
늘 곁에 있어서 소중함을 잊었던 사람을
한 번 더 바라보는 마음.
매일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도
작은 기쁨 하나를 찾아내는 마음.
어쩌면 행복은
새로운 것을 많이 갖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 곁에 있는 것을
조금 더 자세히 바라보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
창가에 놓인 작은 화분 하나.
따뜻한 차 한 잔.
내 안부를 물어주는 한 사람의 짧은 문자.
오늘 하루 무사히 지나온 나 자신.
생각해 보면
우리의 삶에는 이미 작은 꽃들이 많이 피어 있다.
다만 너무 바쁘게 살아가느라
그 꽃들을 바라볼 시간이 없었을 뿐이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도 든다.
나는 나 자신을 얼마나 자세히 바라보고 있을까.
힘들어하는 나에게
‘왜 이것밖에 못하니?’라고 말하고 있지는 않을까.
조금 늦어지는 나에게
‘남들은 다 앞서가는데 너는 왜 그러니?’라고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을까.
이제는 나에게도
꽃을 바라보듯 조금 다정해지고 싶다.
잘하지 못한 날에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넘어진 날에는
왜 넘어졌느냐고 다그치기보다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조용히 손을 내밀어주고 싶다.
그리고 아주 작은 변화에도
‘참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꽃은 활짝 피어 있을 때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도 아름답고
한 송이의 꽃잎이 떨어지는 순간에도
그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다.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
지금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있어도 괜찮다.
조금 돌아가도 괜찮고
때로는 멈춰 서 있어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떤 모습으로 피어 있느냐보다
나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꽃을 보듯 너를 본다』라는 제목처럼
오늘은 나도 나를 그렇게 바라보고 싶다.
잘해서 예쁜 사람이 아니라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귀한 사람이라고.
다른 사람보다 빨리 피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주어진 계절에
천천히 피어나면 된다고.
그리고 내 곁에 있는 사람들도
조금 더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고 싶다.
사람은 자세히 바라볼수록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다정함이 보이고
무심하게 지나쳤던 작은 친절이 보이고
그 사람이 살아오며 견뎌낸 시간까지
조금씩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러면 세상이 조금 달라 보인다.
평범했던 하루가 조금 특별해지고
익숙했던 사람이 조금 소중해지고
무심했던 나 자신에게도
조금 더 따뜻한 마음을 건넬 수 있게 된다.
오늘 하루가 힘들었다면
잠시 멈춰 서서 나를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꽃을 바라보듯 천천히.
그리고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괜찮아.
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아직 피지 않은 것뿐이야.
너에게도 너만의 계절이 올 테니까.
오늘은 다른 사람의 꽃을 부러워하기보다
내 마음 한구석에 조용히 피어 있는
작은 꽃 한 송이를 바라보자.
그리고 그 꽃에게
말없이 미소를 건네자.
나도 참, 애썼다고.
꽃을 보듯 나를 바라보는 일.
어쩌면 그것이
나 자신을 사랑하는 가장 조용하고 따뜻한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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