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의 교양 예능 프로그램 〈절친 토큐멘터리 – 4인용 식탁〉을 통해, 나는 정구호라는 사람을 처음으로 진지하게 마주하게 되었다. 그는 단순히 이름만 들어본 ‘유명한 디자이너’가 아니었다. 그 식탁 위에 앉아 담담히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정구호는, 예술가이자 인생을 깊이 고민해 온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패션디자이너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늘 멋진 옷을 만들고 스타일을 창조하는 그의 이미지는 화려하게만 느껴졌었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준 그의 삶은, 생각보다 훨씬 더 단단하고 뜨거운 열정으로 채워져 있었다. 누구보다 안정적인 위치에서, 누구보다 화려한 성공을 누리던 그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는 이야기는 쉽게 믿기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말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지 ..